인간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때, 감각기능과 운동기능을 비롯하여 수많은 인지 과제들이 상황에 따라 복잡하게 구성되어 이루어진다. 지각, 주의, 기억 등과 같은 기본적 인지기능뿐 아니라, 언어, 사고, 감정, 판단 등 고위인지기능은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는 기능이다. 이러한 기능들이 뇌에서 어떻게 발현되는가에 대하여는 그동안의 꾸준한 연구로 상당한 지식이 축적되어 오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해부학적,생리학적,생화학적 기반에 대하여는 숙제로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실험동물이 아닌 살아 있는 인간 그 자체를 대상으로 해야 하는 연구의 특성상,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그러나 최근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뇌기능 매핑을 위한 획기적 영상도구들이 개발되어 실용화되어 있다. 즉, 뇌의 전기 혹은 자기신호를 측정하는 EEG 혹은 MEG를 이용한 매핑과 뇌의 대사적 혹은 혈역학적 활성도를 측정하는 SPECT,PET,fMRI등을이용한 매핑이 가능해졌다. 이에 더하여 MRS,DTI,OCT,TMS 등 새로운 영상도구들의 발전으로 해부학적, 생리생화학적 매핑도 가능해지고 있다. 이러한 첨단기법들의 발전을 기반으로 하여 정상적 뇌기능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 그리고 뇌기능 이상과 관련된 수많은 질환에 대한 진단 및 치료에 대한 활용도를 증가시키기 위해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또 정확한 뇌영상 자료 분석 기법을 개발하고, 나아가 보다 정밀한 도구를 개발하기 위한 공학적 기반기술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
이와 같은 뇌기능 매핑 및 기반기술에 대한 연구는 최근 미국 및 유럽에서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뇌기능 매핑 학회에는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연구자들이 모여 연구물을 발표하고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관분야에 뇌기능 매핑에 대한 관심을 가진 상당히 많은 연구자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정보 교류의 장이 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미시적 수준의 연구만이 뇌신경과학의 모든 것인 것처럼 인식되고, 뇌기능 매핑과 같은 거시적 수준의 연구는 상대적으로 취약분야로 남아있다.
이에 뇌기능 매핑 연구에 관심을 가진 국내 연구자들이 모두 모여 '대한뇌기능매핑학회'를 창립하고자 한다. 본 학회의 창립은 단순히 한국의 뇌기능 연구자들이 모여 학술의 장을 마련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즉 뇌기능 자체에 인종적, 문화적 요인이 작용할 수 있으므로, 외국의 뇌기능 매핑 결과를 한국인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예상할 수 있으므로 한국 고유의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 본 학회가 한국에서 뿌리를 내려 21세기 새로운 시대에 첨단의학을 선도하는 전국의 모든 관련 연구자들의 학문적 터전이 되기를 기대한다.